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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10.22 파라과이 연재20회 ■ 쁘로훼소라 리디아 profesora LIDIA
Sobre Paraguay2017. 10. 22. 06:00

[파라과이 연20회] 

■ 쁘로훼소라 리디아 profesora LIDIA

 



리디아 선생님은 참 예쁘다

호리호리한 몸매에 생머리를 길게 늘이고 멋스럽게 걷는다.

부드럽고 온화한 미소로 사람을 대하지만 빠라과죠보다 더 유창한 발음으로 좌중을 압도한다. 선생님은 많은 아이들을 가르쳐봤고 지금도 가르치고 있다.

한국말을 하는 한국인인데다 영어도 하고 무엇보다 빠라과이에서 정규 학교과정을 마친 경력에 실력이 있다고 정평이 나 있다


아직은 영어가 약한 베아뜨리스를 위해서 영어와 스페인어를 할 줄 아는 선생님이 딱이다베아뜨리스를 가르칠 선생님이 스페인어와 영어가 얼마나 닮았는지또 얼마나 다른지 모른다면이제 막 외국어 언어기반을 다지기 시작한 십대 소녀에게 짧은 시간에 스페인어의 맛을 알게 해줄 선생님은 흔치 않을 것이다.


[부끄러운 십대소녀 베아뜨리스 Beatriz ]


그런 의미에서 리디아 선생님은 고마운 존재다. 선생님은 결혼도 했고 세 아이를 둔 주부이다. 가정에서는 뽀르뚜게, 스페인어, 한국어, 아랍어를 혼용하는 특수한 가정 배경을 갖고 있다. 선생님은 영어도 할 줄 아니까 5개 국어에 능통한 셈이다,,^^


[선생님 집 실내장식들]

 


 

매일 아침 10시가 되면 어김없이 자바라 현관 밖에서 띨롱~띨롱~” 하고 벨이 울린다 리디아 선생님이 오신 것이다. 미리 준비하고 있던 터라 잰 걸음으로 서둘러 현관으로 나간다.

 

선생님?”

올라! 부엔 디아!” Hola~ Buen Dia

 

내가 한국어로 인사해도 그녀는 가스텔랴노 (castellano, 스페인어) 로 반응한다. 현장학습이 시작되는 셈이다. 나이는 많지만 언어 미숙아에 불과한 내게, 선생님은 부드럽고 온화한 태도로 맞아준다.

 

부엔 디아!” Buen Dia

아델란떼” Adelante


어색한 이국 생활, 어색한 발음으로, 나의 반응은 고작 동어반복에 불과하다가장 쉬운 학습은 ,,,아니던가사전에 주워들은 어휘를 가끔 덧붙여 써먹기도 하지만 어찌 선생님의 자연스러운 완벽함에 비할 수 있으랴. 

 

오케이, Vamos a estudiar”

 거실 메사mesa 는 식탁에서 곧 책상으로 변한다.


[메사mesa 에서 공부하는 모습]

 

리디아 선생님에게 생전처음 듣는 언어표현들, 가령 아르띠쿨로 articulo (영어의 an, the 같은 관사) 아드헤띠보adjetivo (형용사) 수수딴띠보sustantivo (명사) 이런 낯선 발음들에 간혹 귀가 거슬리고 신경이 쓰이기도 하지만 선생님의 능숙한 솜씨에 이끌려 곧 핵심을 파악한다.

다짜고짜로 회화로 나가는 선생님 앞에서 처음에는 ~!’한 표정이던 베아뜨리스도 불과 며칠 만에 회화를 알아먹기 시작한다. 옆에서 지켜보는 나는 그저 놀랍다.

 

리디아 선생님은 쉬운 문장을 반복해서 말해주어 요점을 파악하게 하며, 어휘는 가능한 한 많이 가르쳐준다. 초보자에게 왜 이렇게 많은 말들을 가르쳐주나 헷갈리고 의아하지만 그래야 듣기를 익히고 이어서 선생님이 말하는 핵심을 파악하며 나아가 문장을 외우는 훈련이 되는 것이다.

한마디로 베아뜨리스의 회화가 시작된 것이다. 이렇게 되기까지 길게 잡아 일주일 걸렸다. 듣기는 불과 3일 만에 익히는 것으로 보였고 1주일 만에 베아뜨리스의 회화가 시작되었다. 재미가 붙으니까 밖으로 나가라고 말하지 않아도 스스로 말하기 위해서 밖으로 나간다 영업에 종사하는 원주민들을 상대하면 보다 활용하기 쉽기 때문이다.

 

복습도 없고 예습도 없는, 오직 선생님과의 단독 학습 1주일째,,,

나에게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저들의 회화를 이해하는 정도는 크게 나아진 게 없다

당연히 선생님의 탓은 아니다. 나의 관성 탓이지...

쉰 세대인 내게는 어휘의 암기가 쉽지 않다 곧 돌아서면 잊어버린다, 뽈에소por eso,,, (그래서)

 

엔띠엔도 마소메노” (entiendo mas o meno, 나는 그럭저럭 이해하는 정도)

 

[나의 공부법]

 

하지만 선생님이 문법을 체계적으로 가르쳐주니까 전에 알던 어휘들의 출처나 용법을 새삼 알게 된다. 말하자면 정확한 문장을 쓸 수 있게 된 셈이다.^^

성 구별에 따른 관사 형용사의 용법, 그리고 인칭에 따른 동사의 용법 등이 그 핵심이다. 처음부터 문법을 강조하던 선생님의 교수법이 지금 내게 먹히고 있는 것인가. 아무튼 즐거운 조짐이다. 그러니 생소한 어휘, 엉뚱한 발음의 언어들이 심기에 거슬리기도 하지만 어쩌겠는가? 상황에 따를밖에!

 

어쨌든 부끄럽게도, 내가 이곳에 도착했을 때,

내가 기억하는 스페인어의 수준은 어휘의 조합에 못미치는 어휘의 나열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 이것을 깨달았다는 사실, 그리고 문장을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사실, 이것으로부터 나의 진전을 시작한 셈이랄까?

 

[편지봉투 쓰는법]

 


나중에 선생님의 집에 초대받아 식사를 함께한 이야기도 했으면 좋겠다. 

 






Posted by 김usan